MOVING FOR STOP

  • Artists: 신신소프트 박재훈 & 이재준
  • HANMI GALLERY | SEOUL
  • 2017년 2월 17일 - 3월 05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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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훈 & 이재준

SinSinSoft : Park Jaehun & Lee Jaejun

전시기간: 2017 2 17() – 3 05 (일)

오프닝 : 2017 217 일 오후 6

전시장소: 한미갤러리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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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훈과 이재준으로 구성된 신신소프트는 시각문화 전반에서 작동하고 있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적 장치에 대한 공통의 관심사에서 비롯된 프로젝트 그룹이다. 이들에게 장치란 지각과 해석을 결정 짓는 억압적인 시스템인 동시에 감각 정보들을 수집하고 처리하는 생산적인 작업 공간이 된다. 두 작가는 시각 활동에 개입되는 물리적·심리적 기제들을 재료 삼아, 지각에서 누락된 다양한 감각적 층위들을 드러내고자 시도한다.

 

신신소프트의 첫 번째 전시 Moving for Stop은 움직임에 관한 문제들을 다룬다. 더 정확히는 움직임 그 자체가 아닌 움직임을 가능케 하는 어떠한 조건들에 대한 연구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모든 동영상 (moving image)은 시간의 분절과 종합의 과정을 거쳐 성립된다. 어쩌면 소위 말하는 “자연스러운”움직임이란, 가차 없이 토막 난 시간들 사이를 부자연스러운 약속들과 기만적인 믿음들이 메우고 있는 위태로운 상태일지도 모른다. 본 전시는 이러한 임의성, 헐거움에서 비롯되는 어떠한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다. 그 가능성이란 프레임 사이에 숨겨진 무엇에 대한 발견으로 이어질 수도, 아니면 실패한 움직임으로 귀결될 수도 있다. 결국 이 작업들은 대상이 아닌 관찰자를 움직이게 하기 위한 (불)가능한 시도다. 아니, 적어도 그러한 순간이 있을 것이라는 또 다른 믿음의 표현이다.

 

전시된 작품 중 하나인 <당신에게, 보이트-캄프 머신>은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이발소의 회전간판에 “보이트-캄프”질문지를 새겨 넣은 작업이다. “보이트-캄프”란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 등장하는 안드로이드 식별 장치다. 영화에서 조사관은 피조사인에게 질문을 뜬금없는 질문을 던지고 동공의 반응을 살핀다. 즉, 육체의 비자발적이고 수동적인 반응을 통해 안드로이드인지 인간인지 여부를 판별한다는 것이다. 애초에 눈에 잘 뜨이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회전간판의 환영은 눈의 수동적 반응을 유도함과 동시에,간판에 새겨진 문자 텍스트는 이미지를 능동적으로 읽어내려는 노력을 강제한다. 이 장치가 유발하는 중간적인 상황은, 조사관 앞에 앉은 안드로이드의 눈에 대한 묘사이자 보기/읽기라는 행위에서 누락된 육체적인 눈에 대한 암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