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ojung Kim: Solo Exhibition

  • Artists: 김효정 Hyojung Kim
  • HANMI GALLERY | SEOUL
  • 2017년 5월 27일 - 7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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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이 다가오는 5월 말, <한미갤러리-서울>은 김효정 작가 개인전 ‘사물_거리다 (Glimmer)’ 로 관람객들을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바라본, 순간의 모면으로 인해 임시방편의 결과물로써 생겨난 오역(誤譯)과 작음으로 가득한 지금 우리의 사회를, 나무의 나이테 (Annual Ring)란 키워드로 질문하고 관찰한 작업의 결과입니다. 순간으로 전체를 파악하려는 오류 속에서 인간은 자기애는 점점 괴물처럼 강해지고 무뎌지는 감각 안에 더욱 자극적인 것에만 반응합니다. 작가는 나무의 나이테가 계절에 따라 삶의 굳은살이 배이듯이 끊임없이 생성해 나가듯, 예술도 무던하게 사회환경에 반응한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미래를 병들게 하는 현실 속에서 예술이 우리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작가는 시선이 오래 머무르는 하나의 사물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를 반복하는 인간의 내면을 바라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진실과 상관없이 포장되고 장기적인 안목이 사라져 여기저기서 냄새를 풍기는 이런 현실 속에서, 인간의 자기애는 점점 괴물처럼 강해지고 무뎌지는 감각 안에 더욱 자극적인 것에만 반응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하나의 사물을 반복적으로 바라보고 관찰함으로써 그 본질보다는, 순간순간 바뀌어 버리는 인간의 내면에서 피어오르는 형상을 그려냅니다. 무심히 지나쳐 버릴 수 있는 풍경 속에서 몰아치는 감정에 휩싸여 고독한 침잠에 빠지듯, 작가 자신도 자신이 속하는 창조된 공간을 만들어내고 때로는 낯선 것들도 주변의 일상적인 것처럼 보며 작업에 담아냅니다. 이것 또한 사물에 대한 애착으로 인간의 감정적 연관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욕망이라고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사물 저 너머의 기억과 망각의 중간 경계를 넘나들며 의식의 흐름을 더듬어 나가는 시간의 연속성을, 보이지 않는 공기 속에 쏟아지는 햇살과 빗물을 고스란히 제 몸 관에 새겨 넣으며 시간을 기록해 나가는 나무의 나이테로 표현하였습니다. 이처럼 작가에게 ‘나이테’란 어지러운 사회 속에서 보고 싶은 것만 보려는 인간의 왜곡된 욕망과 시선 속에서도 어쩔 수 없이 본질과 거짓이 동시에 담아지는 현실을 표현하기도, 그리고 이러한 사회를 여과 없이 꾸준히 반영해주는 예술을 뜻하기도 합니다.